♠ 금융시장이 움직인다.
금리는 돈의 값입니다.
돈에도 가격이 있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돈을 빌려주고 받는 이자가 바로 그 돈의 가격이죠. 따라서 돈을 빌리는 쪽의 부도 위험이 높거나 신용도가 낮을 때 금리는 올라갑니다. 10여년 전 IMF 구제금융 당시 우리나라의 금리가 그토록 높았던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죠.
또한 시장에 돈이 부족하여 유동성 위기에 봉착할 때도 금리는 올라갑니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때 우리나라 정부가 그토록 정책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의 금리가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올라간 것이 바로 유동성 위기 때문이랍니다.
[금리 ↑ = 신용도 ↓ + 유동성 ↓]
[금리 ↓ = 신용도 ↑ + 유동성 ↑]
물론 이러한 신용도나 유동성은 나라님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죠. 바로 금융시장의 수많은 참여자들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금융시장에서 개인, 기업 또는 국가의 신용도와 유동성의 정도를 가늠해 보고 돈을 빌려주려는 세력이 많거나 적음에 따라 또는 돈을 빌리려는 세력이 많거나 적음에 따라 돈의 가격인 금리가 결정되는 것이죠.
따라서 금리는 항상 일정할 수가 없습니다. 신용도와 유동성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금융시장의 여러 참여자들의 자금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시시각각 변하는 한 금리 역시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처럼 시시각각 움직일 수 밖에 없답니다.
♠ 한국은행이 움직인다.
한국은행의 지상최대의 목표는 ‘물가안정’입니다. 물가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은 정책금리를 올리기도 하고 내리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물가가 올라갈 때 금리를 올리면 시중에 돈이 줄어들어 물가가 안정이 되는 것이죠. 이렇듯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한국은행도 금리를 움직입니다. 물론, 필요에 따라서 인위적으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물가 ↑ ⇒ 금리 ↑ ⇒ 물가안정]
그렇다면 한국은행이 내일부터 기준금리를 3%에서 4%로 올린다고 하면 실제로 그렇게 올라갈까요?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럼 한국은행은 어떻게 금리를 움직일까요?
한국은행은 우선 기준금리를 4%로 올린다고 발표를 한 후, 한국은행이 가지고 있던 채권(적격증권)을 공개적으로 시중은행에 매도합니다. 그럼 시중은행의 입장에서는 채권을 매수하면서 그 매수대금을 한국은행으로 지급하게 되겠죠.
돈이 시중에서 한국은행으로 흡수되면, 시중에 돈은 귀해지게 되고 그럼 돈의 가격인 금리가 올라가게 되는 것이죠. 이렇듯 한국은행은 발표한 대로 기준금리가 3%에서 4%까지 오를 정도만큼만 채권을 팔아서 시중의 돈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금리를 움직이는 것입니다.
물론 물가가 오른다고 무조건 금리를 올릴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금리인상으로 대출받은 사람들이 힘들어져 소비가 줄고 경기가 더욱 위축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특히 2008년 말 대출과 신용판매를 합친 총 가계신용 규모가 688조원으로 무시 못할 상황임을 감안하면 물가가 오른다고 무작정 금리를 올릴 수만은 없겠죠. 그래서 물가안정이 최대 목표인 한국은행과 전반적인 경기회복을 책임진 기획재정부는 서로 옥신각신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 이 글은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에서 발췌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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